살티공소 취재

부산교구 ‘살티공소’에 모종의 기획과 관련된 자료 수집을 위한 4차 취재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성지 성당 안에 작은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만, 멀리서 단체 관람객이라도 찾지 않는 이상 내내 문을 걸어 잠가놓고 있더군요.
염치불구하고 사무장님께 부탁드려 함께 찾은 동료와 함께 두 사람만의 관람을 허락받을 수 있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일부러 자물쇠 따러 내려오시고 관람 마칠 때 까지 기다려주신 사무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영양가 있는 자료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 스케줄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분원과 도자기 마을 취재입니다. 올해 말까지는 자료수집과 공부를 위해 가볼 곳이 너무 많아서 휴일이 휴일 같지가 않겠어요. 듣기로는 이런 사전 자료수집 작업의 경우 10명 정도의 팀을 짜서 분담시키는 것이 보통이라는데, 소설가 시절부터 이미 취재여행에는 이골이 난 터라 이제 와서 남의 손에 맡기는 일은 못하겠네요. 그래서 이 고생을 또 사서하고 있습니다. 하긴 매년 바캉스마다 놀러 다니는 코스야 뻔할 뻔자이니, 나름 이런 바캉스도 괜찮겠지요.

by 조슈아 | 2008/07/04 11:13 | 주저리 | 트랙백 | 덧글(1)

영화 ‘원티드’와 애니메이션 ‘카무이의 검’ 그리고 장르귀신들.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CGV에서 영화판 친구들과 함께 졸리 누님(사실 내가 더 나이가 많겠지만, 뭐 그 분은 영원한 여신누님,,중얼)을 영접하고 왔습니다. CGV 포인트가 꽤 쌓인 걸 모르고 있다가 확인해보니 앞으로 영화 몇 편은 공짜로 보겠네요. 껄껄..

일단 졸리 누님의 카리스마와 몸매, 킬러들의 격투장면들은 확실히 눈요기가 됩니다. 혹자는 광고에 나온 게 다라고도 하던데, 광고를 안 봐서 그런지 나는 볼만했어요.


암살자로서 재능을 타고난 남자가 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하기위해 피나는 훈련을 받고 마침내 복수에 성공하지만, 알고 보니 그 사람이 아버지였다!


네타라고 생각 않겠습니다. 영화 시작하고 10분도 안 되서 눈치 챌 수 있었거든요.

나름 반전이라고 깔아 놓은 복수 설정이 딱 모 애니메이션을 떠오르게 하더군요. 이미 눈치 채신 분들도 많겠지만, 린 타로 감독의 걸작 애니메이션 ‘카무이의 검 (カムイの劍, 1985)’입니다.

‘카무이의 검’에서 주인공은 닌자로서 아직 제대로 훈련받기 전에 이미 조직에 의해 반쯤 죽은 아버지를 가족의 원수인줄로 알고 최후의 숨통을 끊어놓습니다. 이후, 조직에 의해 최고의 닌자로 키워진다는 설정입니다만, 진실을 알게 되어 조직에서 배운 닌자술로 복수를 해나가는 방식이나, 설정상의 기본 골격, 스타일 등이 무척 닮아 있습니다. 주인공 남자의 찌질 연기로 웃음을 주는 초반 허리우드 표 설정만 빼면 말이지요.


‘카무이의 검’ 쪽이 훨씬 스케일은 큽니다.(19세기 미국 서부로 원정을 떠나지 않나, 좀 심하게 오버하긴 하죠.) 그러나 전체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원티드 쪽이 낫군요.(졸리 누님이 나오기 때문에 무조건 +20P 된다는 사실은 말 못한다.) 카무이의 검은 제작비 문제던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제작 중간에 문제가 발생해서 중반 이후로는 러닝타임 채우기에 급급한 비운의 걸작이었습니다. 초중반까지는 정말 손맛 애니메이션 최고의 걸작소리를 들을만하지요. 사실 스타일이라면 개인적으로 89년 작 ‘미궁물어’의 오프닝 쪽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그건 하나의 이야기로서 완성된 구조를 갖고 있지 않으니까요.


요즘 한국 영화계, 방송계 돌아가는 모양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장르귀신’들이 점점 주류로 자리 잡아가는 것에 어떤 희열 같은 걸 느끼곤 합니다. 그때 그 시절, 나름 최첨단의 어두운(?) 취미에 정신이 팔려 있다는 이유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감당하기가 그렇게나 힘들었었는데, 이제와 보니 나만 그리 괴물처럼 그 냄새나는 동네를 맴돌았던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그때 쌓은 ‘장르귀신’으로서의 경험이 헛되지 않아, 내 창작물들로 그 흐름에 어떤 흔적을 남기게 되었음에 뿌듯함도 느낍니다.


확인해보니 영화 ‘원티드’의 각본가가 세 명이나 되네요. 아마도 그들 중에도 그 시절 ‘카무이의 검’에 열광했던 장르귀신 동지가 한두 명 끼어있는 건 아닐까요?

by 조슈아 | 2008/06/30 20:51 | 주저리 | 트랙백 | 덧글(10)

헉슬리의 아르베라제


어제부터 헉슬리 온라인 이라는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훈련병 신분이라 뭐라 할 말은 없지만, 200억을 들였다더니 일단 그래픽하나는 참 볼만하네요. 그런데 ‘아르베라제’라는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려고 하니까, 이미 사용자가 있더군요. 정식 오픈하고 이제 겨우 만사흘 된 게임이 말이지요. -_-;;

그래서 계정은 다른 이름으로 정하고 아르베라제 휴먼 캐릭터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긴 금발로 설정하려고 했는데, 명색이 군인이라 그런지 저 정도 길이가 한계더군요.

예전 다른 게임들에서도 아르베라제 계정을 놓친 기억이 몇 번인가 있었는데, 혹시 여기 드나드시는 분들 중에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by 조슈아 | 2008/06/29 17:31 | 주저리 | 트랙백 | 덧글(5)

팬티 두장!!!

성당에서 함께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대학선배랑 청담동 자바커피에서 3시간을 떠들다가 집에 들어오는 길에 배가 출출해서 버거킹에 들러 햄버거를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이마 위에 머리띠처럼 선글라스를 걸쳐놓은 아줌마 둘이 들어와서는 1900원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그중 뚱뚱한 아주머니가 홀쭉한 아주머니에게 와퍼는 너무 크고, 이 햄버거는 너무 작으니까 적당히 먹으려면 달리 주문을 해야 한다며 카드를 내밀면서 이렇게 말하더이다.

“언니, 계산 따로 할 테니까, 팬티 한 장씩 더 끼워주세요.”

오랜만에 웃게 해주신 아주머니에게 감사를,,,

by 조슈아 | 2008/06/29 17:17 | 주저리 | 트랙백 | 덧글(1)

촛불 - 인터넷 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면서도 알 수 없는 것.

예전에는 온라인상의 여론과 오프라인상의 여론의 차이가 단순히 인터넷 사용자의 연령대 비율의 문제라 생각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 젊은 사람들이 차고 넘칩니다만, 온라인 여론과 반대방향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경우를 자주 목격합니다. 내 생활권의 문제도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일에 손대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다양한 계층,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자부하는 편입니다.


온라인 여론을 지배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요? 정치에 관심이 없는 90%의 국민을 대신해 일부 나대는 사람들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인터넷 공간도 그런 극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민의가 왜곡되어지고 선동되고 있는 걸까요?


광화문과 시청 앞에 모인 촛불 행렬을 보면 당장이라도 나라를 뒤엎을 것 같은데, 그리고 조금이라도 안면이 있는 대부분의 작가, 편집자, 방송인 등의 블로그는 연일 그들을 옹호하고, 적대세력을 저주하는 글로 도배를 하고 있는데, 막상 실제 생활 속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이건 마치 다른 나라에 와있는 것 같습니다.


촛불시위에 대해서는 시위 때문에 길이 막혀 불만스럽다는 정도의 얘기가 오고갈 뿐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서는 이제 싼 쇠고기 좀 먹을 수 있겠다 정도의 얘기가 오고갈 뿐입니다.


어쩌다 그 문제들에대해 좀 깊이 있는 대화로 유도할라치면, 광화문가서 촛불놀이에나 어울리라는 식의 핀잔이나 듣습니다.


금요일에는 알고 지내는 20대 학생 몇이 광화문가서 물대포도 맞고 아주 재미있었다면서, 사람 적으면 재미없으니 다음에 다시 많이 모일 때 가서 놀자고 친구들에게 말하는 걸 듣고 기가막혔습니다.


웹상의 소통방식과 현실세계의 소통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건 인정하지만, 주변사람들을 상대하다보면 왜 늘 선거결과가 인터넷 여론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인지 그 비밀을 알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적당한 예 (심신이 허한 사람 클릭금지)

by 조슈아 | 2008/06/28 07:35 | 주저리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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